남해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어요.


음악으로 삶을 기록하는 <권 월>

#음악가 #작곡가 #남해 #클래스



 

일상에서 느낀 벽을 허물고자 바다로

원래는 서울에서 피아노를 가르치고 공연하는 삶을 살았었어요. 때마침 코로나가 찾아왔고 상황이 많이 힘들어졌죠. 저뿐만 아니라 모든 분들이 많이 힘든 시기였죠. 당시 제가 고립되어 있었고 어떤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어요. 무작정 강사 일을 그만두고 한 달 살이를 알아봤어요. 바다가 있는 곳으로 가서 살아보고 싶다는 로망이 항상 있었어서 후보들을 비교해 보다가 남해를 알게 됐고 한 달 살기를 혼자 하다가 너무 좋다 보니 그 기간이 점차 늘어났어요. 시간이 지나 다시 서울에 올라가려니까 숨이 답답해지는 걸 느꼈죠. 아무 연고 없는 곳에서 제가 어떻게 경제활동을 이어나가야 될지 몰라서 막막했지만 그래도 '그냥 일단 가보자!' 과감하게 생각하고 내려왔어요. 



오히려 기회의 창이 많아요.

이주 초기에는 되게 걱정이 많았어요. 이 지역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했죠. 자영업이 아니면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어떻게 먹고 살까에 대한 고민은 서울에서처럼 똑같이 했어요. 그런데 1~2년이 지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뭘 해야 할지 좀 더 명확해졌어요. 


의외로 사람들이 모르는 건 경쟁자 수가 적기 때문에 같은 일을 한다고 했을 때 훨씬 수월하게 일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에요. 꼭 관련된 일이 아니어도 말이죠. 청년 인력이 적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도 많고요. 그래서 먹고 사는 건 의외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물론 때에 따라서 도시에 있는 게 맞을 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제가 음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돈 욕심이 있어서 시작하는 건 아니어서 다행이라면 다행이었어요.


남해에서는 저와 비슷하게 경쟁할 사람이 거의 없어요.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지역에 살면서 음악을 한다는 사람 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제가 음악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음악 관련된 일을 거의 다 맡아서 할 수 있어요. 덕분에 학교에 나가서 방과 후 강사로 밴드부 수업도 하고, 대안학교에 나가서 작곡 클래스를 진행하는 등 주기적으로 생계 활동을 하고 있어요. 


 

바닷가에서 얻은 영감을 멜로디로

지역이 지역이니만큼 저도 관광객분들과 함께 접점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현실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었죠. 학교 외에도 좀 더 보충할 수입원이 필요했어요. 제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제가 상주 은모래 바닷가 근처에 살고 있고 바닷가 산책하는 걸 좋아하니 이것들을 음악과 연결시켜보고 싶었어요. 제 앨범에서도 곡을 쓸 때 자연 소리라든가 사람들의 일상 소리를 많이 듣고 영감을 얻는 편이거든요. 제가 하던  앨범 작업 방식에서 영감을 얻어서  클래스로 발전 시켰어요. 


작곡 클래스라고 하면 선생님이 만들어준 거에  작사만 좀 끄적인다고 생각들 하시는데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선택권을 다 드리는 편이에요.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곡을 완성시키는거죠. 내가 들은 바다, 풍경 소리를 입혀서 멜로디를 만드니 여행을 음악으로 기록해서 더 좋아하시더라구요. 생각보다 작곡이 되게 쉽고 재밌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셔서 되게 보람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이제는 '사람'이 주제가 되었어요. 
다음 앨범 준비를 하고 있어요. 여기 남해에서 만든 앨범이 2개가 있는데 '삼동면'이라는 앨범이랑 '은모래 해변에서'라는 앨범이 있어요. 제가 살고 있는 이 동네와 해변에서 바라보고 느낀 것들을 곡으로 만들었어요. 다음으로 내고 싶은 앨범 제목은 '은모래 해변 사람들' 이에요. 그 전에는 풍경에서 영감을 얻어서 쓴 게 많다면 다음 앨범은 시골살이에서 제가 알게 된 분들, 인사하는 분들에게서 영감을 얻어서 그 사람들을 주제로 앨범을 내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도시에서는 거의 모든 정보를 온라인에서 구할 수 있으니 사람 간의 직접적인 교류가 적어져 필연적으로 더 외로워질 수밖에 없는 구조같아요. 그치만 시골에서는 단순히 친목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것 같아요. 삶을 나누는 깊이 자체가 다르죠. 주변 사람들과 교류하지 않으면 굶어 죽기 딱 좋죠. (웃음) 그간 쌓아온 사람들과의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싶어요.


투박하고 느슨한 노래는 어때요?

제가 시골에서 한 3년 정도 살다 보니까 정서가 좀 다른 것 같아요. 팝이나 요즘 같은 세련된 곡들은 한국 시골의 풍경과는 묘하게 이질감이 있더라고요. 옛날  포크 가수분들이 불렀던 노래들을 들으면 시골의 정서와 정말 딱 맞아 떨어져요. 투박하고 느슨한 느낌이 정말 매력적이죠. 그래서 시골에 와서 송창식 선생님이나 양희은 선생님의 곡들을 많이 즐겨 들었었어요. 시골의 국내 여행을 할 때 우리나라의 정서에 맞는 옛날 포크 앨범들을 들으면서 여행해 보는 건 어떨까요? 




💌 @kwon_wol 권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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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콘텐츠는 트리퍼 YES에디터가 직접 취재 하여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