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을수록 보이는 것들 - 제주 마을 투어
제주도를 추천받으려고 검색하면 대체로 관광지 혹은 카페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제게 제주도스러운 장소를 추천해 달라 묻는다면 ‘마을’을 말할 거예요. 제주도 한 달간 여행하고 제주도의 사계절을 모두 경험하고 눈과 비를 모두 맞아본 결과, 제주도는 마을이구나 결론을 내렸습니다.
제주도는 섬 치고도 마을이 많습니다. 하지만 양보다 더 언급해야 할 점은 마을마다 가지고 있는 색감과 풍경이 각양각색이라는 점이에요. 그 매력에 빠져 한 달 여행을 하면서 제주도의 마을을 매일같이 두 시간 이상 걸었습니다. 마을마다 밭에서 키우는 작물이 달라 밭 모양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눈으로 이해할 수 있었어요. 마을 주민들이 다 같이 그 밭에 줄지어 품앗이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지붕의 알록달록한 색깔과 그 속에 숨겨져 있던 감성 가득한 소품샵 등 아기자기한 모습들도 발견했습니다. 마을은 주민들이 사는 곳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여행자 입장에서 흥미로운 풍경들이 많았습니다.
제주도의 본모습이라 할 수 있는 여러 마을 중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편한 동쪽 해안 마을 몇 곳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종달리

제주도 동쪽 구좌읍에 위치한 마을 종달리를 가장 먼저 소개합니다. 제가 동쪽 여행을 할 때마다 항상 숙소를 잡는 마을이자 가장 애정 하는 제주도 마을인데요. ‘제주도의 마지막 마을’이라 일컫기도 합니다. 서쪽 끝 한경면이 제주도의 시작이라 했을 때 종달리가 가장 끝에 있기 때문이에요.

마을의 매력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차렸는지 종달리에는 많은 맛집들이 들어서고 있지만, 사실 종달리는 특정 목적지가 없어도 집과 집 사이를 걷는 재미가 있는 마을입니다. 골목이 꼬불꼬불하고 갈림길이 많아 처음 걸을 때는 지도를 보지 않으면 어떻게 가고 있는지도 예상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저 걷다 보면 마을을 관통해 지미봉에 가까워지기도 하고 유명한 독립서점인 ‘소심한 책방’이나 까눌레 맛집인 ‘모뉴에트’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해안가 쪽으로 난 큰 길을 걸으면 종달리 해안 도로나 종달항을 만나기도 합니다.

종달리의 명물이자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이 있다면 단연 ‘지미봉’입니다. 지미봉은 종달 마을의 어원이기도 합니다. 지미봉이 종 모양으로 생겼기 때문입니다. 종달 마을은 종 모양을 한 지미봉 아래에 위치한 마을이라는 뜻입니다. 그만큼 종달리를 설명하면서 지미봉은 빼놓을 수 없겠죠? 지미봉은 짧고 굵게 오르기 좋은 산이에요. 제가 종달리에 숙소를 잡으면 아침마다 올라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N번째로 오르게 된 이유는 정상에서 보는 풍경 때문입니다. 제주도의 1/4쯤은 다 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도 방향부터 중산간 지역까지 모두 내다 볼 수 있습니다.
종달리와 윗마을 하도리 사이에는 철새 도래지가 있습니다. 때를 잘 맞추면 철새들의 군무를 볼 수 있는데 그 철새들이 종달리 안에 있는 연못에도 자리를 잡곤 해 때를 잘 맞추면 수많은 철새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습니다. 철새도래지를 포함한 일대 연못들은 조류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님들의 성지이기도 합니다.


종달리와 윗마을 하도리 사이에는 철새 도래지가 있습니다. 때를 잘 맞추면 철새들의 군무를 볼 수 있는데 그 철새들이 종달리 안에 있는 연못에도 자리를 잡곤 해 때를 잘 맞추면 수많은 철새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습니다. 철새 도래지를 포함한 일대 연못들은 조류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님들의 성지이기도 합니다.
ㅣ종달리 뚜벅이 여행 Tip 1. 종달리에는 종달리 해녀분들이 직접 채취한 해산물과 제주 농산물로 만든 식사와 제주 해녀의 삶을 노래한 연극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해녀의 부엌’이 있습니다. 사전예약제라 제주 여행 전 예매해야 원하는 날짜에 방문하실 수 있어요. 2. 종달항에서도 우도를 갈 수 있습니다. 종달리에 숙소를 잡으면 우도 갈 때는 종달항을 이용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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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원리
행원리는 구좌읍 북동쪽에 위치한 마을입니다. 해안가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밭농사를 많이 짓는 곳이라 더 다채로운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행원리는 마을을 걸으면서 ‘언젠가 행원리에도 숙소를 잡아봐야겠다’ 생각한 곳입니다. 행원리에도 소품샵 브런치 가게 등 SNS에 등장할 법한 트렌디한 가게들이 많이 들어섰는데 그럼에도 마을의 풍경을 해치지 않는 선이라 차분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마을에 있는 본연의 지붕 높이와 비슷한 높이의 가게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에요.


행원리에서는 유난히 다양한 색상의 물빛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투명한 구슬 같다가 전형적인 파란색이었다가 얼룩덜룩 하늘색 무늬를 띄기도 합니다. ‘바다는 00색이야’라고 명확하게 표현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드는 바다를 갖고 있습니다. 회색빛 항구에 털썩 앉아 한참을 바라보게 되는 행원리 바다. 많은 뚜벅이 여행자들이 알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ㅣ행원리 뚜벅이 여행 Tip 행원리는 제주 동쪽 대표 관광지인 월정리 바로 밑에 있는 마을입니다. 월정리 가시는 분들은 함께 묶어 여행하면 도보로 두 마을을 왔다 갔다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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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녕리


김녕리는 대중교통으로도 접근이 용이해 많이 알려진 마을이지요? 아마 알려진 데에는 김녕해수욕장도 한몫을 했으리라 생각됩니다. 김녕해수욕장은 아는 사람은 푹 빠지게 되는 일몰 맛집입니다. 일몰 시각만 되면 웨딩 스냅 촬영을 위해 방문하는 커플들이 군데군데 보일 정도로 풍경이 독보적인 곳이에요. 핑크빛에서 점차 황금빛으로 물드는 일몰은 제가 제주도에서 본 여러 일몰 중 가장 무지개스러운 일몰이었습니다. 김녕해수욕장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는 만큼 뚜벅이 여행으로도 쉽게 갈 수 있으니까요. 제주도 동쪽을 여행하다 일몰 보기 딱 좋은 날씨가 찾아오면 그날의 마지막 여행지는 김녕해수욕장 어떠신가요?


김녕리의 테두리를 봤다면 마을 안을 볼 차례! 김녕리 마을 투어에서 제가 가장 감명 깊게 본 장면은 양파 밭입니다. 김녕리 마을 안에는 굉장히 큰 양파밭이 있어요. 운 좋게 마을 안을 걷다가 양파를 수확하는 풍경을 봤는데 그게 그렇게 특별해 보이더라고요. 양파가 포도알처럼 잔뜩 담긴 주황색 망이 몇 개인지 예상도 되지 않을 만큼 수북이 쌓여 있고 마을 주민들이 다 같이 박스와 트럭에 옮기는 장면은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니까요. 실제로 제주도를 수십 번 들락날락해도 아직까지 양파 수확하는 풍경은 그때 한 번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멀리서 보고 있으면 ‘나도 한번 해 보고싶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ㅣ김녕리 뚜벅이 여행 Tip 김녕리의 양파 수확철은 8월, 당근 수확철은 12월입니다. 여행 시기과 겹친다면 꼭 한번 아침에 김녕리를 방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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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콘텐츠에서는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수월한 마을들을 소개했는데요. 저처럼 몇 시간씩 걷는 여행도 즐기는 분들이라면 중산간 지역의 마을도 걸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송당리 등 해안가 마을에 비해 풍성한 초록빛 풍경을 볼 수 있어 더 큰 평화로움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 속에 정겨운 가게들과 오랜 세월 터를 잡고 있는 집들을 보는 재미도 카메라를 들게 할 거예요!
걸을수록 보이는 것들 - 제주 마을 투어
제주도를 추천받으려고 검색하면 대체로 관광지 혹은 카페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제게 제주도스러운 장소를 추천해 달라 묻는다면 ‘마을’을 말할 거예요. 제주도 한 달간 여행하고 제주도의 사계절을 모두 경험하고 눈과 비를 모두 맞아본 결과, 제주도는 마을이구나 결론을 내렸습니다.
제주도는 섬 치고도 마을이 많습니다. 하지만 양보다 더 언급해야 할 점은 마을마다 가지고 있는 색감과 풍경이 각양각색이라는 점이에요. 그 매력에 빠져 한 달 여행을 하면서 제주도의 마을을 매일같이 두 시간 이상 걸었습니다. 마을마다 밭에서 키우는 작물이 달라 밭 모양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눈으로 이해할 수 있었어요. 마을 주민들이 다 같이 그 밭에 줄지어 품앗이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지붕의 알록달록한 색깔과 그 속에 숨겨져 있던 감성 가득한 소품샵 등 아기자기한 모습들도 발견했습니다. 마을은 주민들이 사는 곳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여행자 입장에서 흥미로운 풍경들이 많았습니다.
제주도의 본모습이라 할 수 있는 여러 마을 중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편한 동쪽 해안 마을 몇 곳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종달리
제주도 동쪽 구좌읍에 위치한 마을 종달리를 가장 먼저 소개합니다. 제가 동쪽 여행을 할 때마다 항상 숙소를 잡는 마을이자 가장 애정 하는 제주도 마을인데요. ‘제주도의 마지막 마을’이라 일컫기도 합니다. 서쪽 끝 한경면이 제주도의 시작이라 했을 때 종달리가 가장 끝에 있기 때문이에요.
마을의 매력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차렸는지 종달리에는 많은 맛집들이 들어서고 있지만, 사실 종달리는 특정 목적지가 없어도 집과 집 사이를 걷는 재미가 있는 마을입니다. 골목이 꼬불꼬불하고 갈림길이 많아 처음 걸을 때는 지도를 보지 않으면 어떻게 가고 있는지도 예상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저 걷다 보면 마을을 관통해 지미봉에 가까워지기도 하고 유명한 독립서점인 ‘소심한 책방’이나 까눌레 맛집인 ‘모뉴에트’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해안가 쪽으로 난 큰 길을 걸으면 종달리 해안 도로나 종달항을 만나기도 합니다.
종달리의 명물이자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이 있다면 단연 ‘지미봉’입니다. 지미봉은 종달 마을의 어원이기도 합니다. 지미봉이 종 모양으로 생겼기 때문입니다. 종달 마을은 종 모양을 한 지미봉 아래에 위치한 마을이라는 뜻입니다. 그만큼 종달리를 설명하면서 지미봉은 빼놓을 수 없겠죠? 지미봉은 짧고 굵게 오르기 좋은 산이에요. 제가 종달리에 숙소를 잡으면 아침마다 올라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N번째로 오르게 된 이유는 정상에서 보는 풍경 때문입니다. 제주도의 1/4쯤은 다 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도 방향부터 중산간 지역까지 모두 내다 볼 수 있습니다.
종달리와 윗마을 하도리 사이에는 철새 도래지가 있습니다. 때를 잘 맞추면 철새들의 군무를 볼 수 있는데 그 철새들이 종달리 안에 있는 연못에도 자리를 잡곤 해 때를 잘 맞추면 수많은 철새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습니다. 철새도래지를 포함한 일대 연못들은 조류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님들의 성지이기도 합니다.
종달리와 윗마을 하도리 사이에는 철새 도래지가 있습니다. 때를 잘 맞추면 철새들의 군무를 볼 수 있는데 그 철새들이 종달리 안에 있는 연못에도 자리를 잡곤 해 때를 잘 맞추면 수많은 철새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습니다. 철새 도래지를 포함한 일대 연못들은 조류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님들의 성지이기도 합니다.
1. 종달리에는 종달리 해녀분들이 직접 채취한 해산물과 제주 농산물로 만든 식사와 제주 해녀의 삶을 노래한 연극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해녀의 부엌’이 있습니다. 사전예약제라 제주 여행 전 예매해야 원하는 날짜에 방문하실 수 있어요.
2. 종달항에서도 우도를 갈 수 있습니다. 종달리에 숙소를 잡으면 우도 갈 때는 종달항을 이용해 보세요.
행원리
행원리는 구좌읍 북동쪽에 위치한 마을입니다. 해안가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밭농사를 많이 짓는 곳이라 더 다채로운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행원리는 마을을 걸으면서 ‘언젠가 행원리에도 숙소를 잡아봐야겠다’ 생각한 곳입니다. 행원리에도 소품샵 브런치 가게 등 SNS에 등장할 법한 트렌디한 가게들이 많이 들어섰는데 그럼에도 마을의 풍경을 해치지 않는 선이라 차분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마을에 있는 본연의 지붕 높이와 비슷한 높이의 가게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에요.
행원리에서는 유난히 다양한 색상의 물빛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투명한 구슬 같다가 전형적인 파란색이었다가 얼룩덜룩 하늘색 무늬를 띄기도 합니다. ‘바다는 00색이야’라고 명확하게 표현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드는 바다를 갖고 있습니다. 회색빛 항구에 털썩 앉아 한참을 바라보게 되는 행원리 바다. 많은 뚜벅이 여행자들이 알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행원리는 제주 동쪽 대표 관광지인 월정리 바로 밑에 있는 마을입니다. 월정리 가시는 분들은 함께 묶어 여행하면 도보로 두 마을을 왔다 갔다 할 수 있습니다.
김녕리
김녕리는 대중교통으로도 접근이 용이해 많이 알려진 마을이지요? 아마 알려진 데에는 김녕해수욕장도 한몫을 했으리라 생각됩니다. 김녕해수욕장은 아는 사람은 푹 빠지게 되는 일몰 맛집입니다. 일몰 시각만 되면 웨딩 스냅 촬영을 위해 방문하는 커플들이 군데군데 보일 정도로 풍경이 독보적인 곳이에요. 핑크빛에서 점차 황금빛으로 물드는 일몰은 제가 제주도에서 본 여러 일몰 중 가장 무지개스러운 일몰이었습니다. 김녕해수욕장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는 만큼 뚜벅이 여행으로도 쉽게 갈 수 있으니까요. 제주도 동쪽을 여행하다 일몰 보기 딱 좋은 날씨가 찾아오면 그날의 마지막 여행지는 김녕해수욕장 어떠신가요?
김녕리의 테두리를 봤다면 마을 안을 볼 차례! 김녕리 마을 투어에서 제가 가장 감명 깊게 본 장면은 양파 밭입니다. 김녕리 마을 안에는 굉장히 큰 양파밭이 있어요. 운 좋게 마을 안을 걷다가 양파를 수확하는 풍경을 봤는데 그게 그렇게 특별해 보이더라고요. 양파가 포도알처럼 잔뜩 담긴 주황색 망이 몇 개인지 예상도 되지 않을 만큼 수북이 쌓여 있고 마을 주민들이 다 같이 박스와 트럭에 옮기는 장면은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니까요. 실제로 제주도를 수십 번 들락날락해도 아직까지 양파 수확하는 풍경은 그때 한 번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멀리서 보고 있으면 ‘나도 한번 해 보고싶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김녕리의 양파 수확철은 8월, 당근 수확철은 12월입니다. 여행 시기과 겹친다면 꼭 한번 아침에 김녕리를 방문해 보세요!
이번 콘텐츠에서는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수월한 마을들을 소개했는데요. 저처럼 몇 시간씩 걷는 여행도 즐기는 분들이라면 중산간 지역의 마을도 걸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송당리 등 해안가 마을에 비해 풍성한 초록빛 풍경을 볼 수 있어 더 큰 평화로움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 속에 정겨운 가게들과 오랜 세월 터를 잡고 있는 집들을 보는 재미도 카메라를 들게 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