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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자라는 정원
사유의 숲길
아가페정원

햇살과 바람, 나무가 함께 만드는 사유의 공간. 메타세쿼이아가 병풍처럼 둘러싼 산책길과 사계절의 꽃밭이 어우러진 익산의 민간 정원.

익산
정원산책
아가페정원

사유가 피어나는 숲

익산의 바람은 유난히 느리게 분다. 그 바람 따라 걷다 보면, 햇살이 나뭇결 위로 스며드는 고요한 정원이 나타난다. 아가페정원은 1970년 故 서정수 신부가 설립한 노인복지시설 ‘아가페정양원’에서 비롯된 공간이다. 어르신들의 삶에 자연을 더하기 위해 심었던 작은 나무들이 수십 년의 세월을 견디며 지금의 숲이 되었다.


그렇게 탄생한 정원은 이제 시민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전북특별자치도 제4호 민간정원’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정원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하늘을 찌를 듯 곧게 자란 메타세쿼이아다. 나무들이 일렬로 서 있는 풍경은 단정하면서도 장엄하고, 그 사이로 흘러드는 빛은 마치 시간을 천천히 감아올리는 듯하다.





메타쉐쿼이아가 만든 풍경

정원에는 메타세쿼이아뿐만 아니라 공작단풍, 향나무, 소나무, 오엽송, 백일홍 등 수목 17종이 어우러져 있다. 포멀가든에는 계절마다 꽃이 피고 지며, 그 곁으로 정갈하게 다듬어진 산책길이 이어진다. 봄에는 벚나무와 영산홍이 정원을 환히 밝히고, 여름엔 붉은 배롱나무가 길을 수놓는다. 가을이면 은행나무와 공작단풍이 불빛처럼 물들어, 햇살에 닿을 때마다 금빛 파도가 이는 듯하다.


특히 가을의 메타세쿼이아길은 익산의 명장면이라 불릴 만큼 압도적이다. 반듯한 수형과 길게 늘어선 나무들의 리듬이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걸음마다 마음이 정돈되는 느낌을 준다. 촘촘한 나무들 사이로 들려오는 바람소리와 새소리는 복잡한 도시의 소음을 밀어내듯 정적을 선물한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정돈된 질서 속에서 사람은 비로소 자신의 속도를 되찾는다.





계절의 향기로 완성되는 정원

아가페정원의 아름다움은 단지 식물의 조화에만 있지 않다. 사계절이 주는 감각이 정원을 끊임없이 새롭게 만든다. 봄에는 수선화와 튤립이 흙을 밀어올리고, 여름엔 짙은 초록이 공기를 채운다. 가을에는 국화와 메리골드, 맨드라미가 곳곳에서 피어나며, 은행나무 숲 아래에 내려앉은 노란 잎들이 따스한 이불처럼 발끝을 감싼다.


겨울이 오면 이 모든 풍경이 잠시 멈추고, 바람 속에 나무의 숨결만이 남는다. 그렇게 아가페정원은 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품으며, 자연이 사람에게 전하는 사랑과 회복의 의미를 조용히 되새기게 한다. 빛이 스며드는 온실리움, ‘생각하는 정원’의 벤치, 그리고 산책길 끝의 공작단풍 아래에서 느리게 호흡해보자. 그 순간, 익산의 가을이 마음속으로 스며드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트리퍼
사진
아가페정원
장소
아가페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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