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븐이 멈추지 않는 곳, 향기로 여는 하루
도산대로를 걷다 보면 코끝을 먼저 사로잡는 향이 있습니다. 버터와 밀가루가 어우러진 고소한 냄새, 바로 ‘스탠다드브레드 도산’의 신호죠. 이곳은 ‘빵이 식지 않는 제과점’이라는 말이 어울립니다. 매 30분마다 갓 구운 식빵이 오븐에서 나와 진열대를 채우고, 사람들은 그 따뜻한 향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춥니다. 결이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 은은한 버터 향이 입안에서 녹아드는 순간 하루의 리듬이 바뀌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스탠다드브레드는 단순한 베이커리가 아니라, ‘식빵의 정점’을 매 순간 갱신하는 공간입니다.
4층 규모의 매장은 유럽 제빵소를 연상시키는 우드톤 인테리어와 억새 장식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1층은 베이커리와 카운터, 2층은 커피와 음료를 즐기는 공간, 3층은 포토존으로 가득한 감성 좌석, 그리고 4층은 루프톱 테라스까지. 그 어디에 앉아도 도산공원의 고요한 풍경이 창 너머로 펼쳐집니다. 기다림 없는 여유, 그리고 식지 않는 빵. 스탠다드브레드 도산은 압구정의 화려함 속에서 ‘단순하지만 완벽한 맛’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성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30분마다 새로 태어나는 빵, 식감의 예술
스탠다드브레드의 가장 큰 매력은 ‘타이밍’입니다. 매일 아침 9시부터 저녁까지, 30분 단위로 빵이 나옵니다. 솔티드버터 생식빵, 브리오슈 식빵, 바질토마토 생식빵, 블랙올리브 식빵, 고르곤졸라 견과 식빵, 초코 식빵 등 종류만 해도 10가지가 넘죠. 그중에서도 시그니처는 단연 ‘솔티드버터 생식빵’. 결대로 찢어 한 입 넣으면 짭조름함이 먼저 입안을 감싸고, 곧 부드러운 밀향과 버터의 고소함이 번져갑니다. 또 다른 대표 메뉴인 ‘티슈 식빵’은 얇은 결을 한 장씩 뜯어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나무 케이스에 담긴 식빵을 손끝으로 한 겹씩 떼어낼 때의 촉감, 바삭함 뒤에 오는 쫄깃한 탄력—이 집의 식감은 말 그대로 예술입니다.
식빵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조합들
식빵은 그냥 먹어도 훌륭하지만, 이곳에서는 다양한 스프레드와 함께하는 맛의 조합이 일품입니다. 피스타치오베리, 청키스트로베리, 프렌치쇼콜라, 아보카도딜 크림치즈 등 고급스러운 스프레드가 빵의 식감을 더욱 깊게 만들어줍니다. 특히 주문 즉시 조리되는 프렌치토스트는 15분의 기다림조차 설렘이 되죠. 크림브륄레 프렌치토스트는 겉은 바삭하게 캐러멜라이징되고, 속은 촉촉하게 녹아듭니다. 따뜻한 프렌치토스트 위로 메이플 시럽을 천천히 부으면, 그야말로 ‘디저트의 정석’이 완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