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의 정류장에서 시작된 달콤한 여행
익산을 여행하다 보면, 낯익은 듯 새로운 빵 냄새가 길목을 채웁니다. 금빛 간판 아래서 들려오는 종소리, 그리고 ‘금종제과’라는 이름. 이곳은 마치 오래된 역전의 풍경을 닮았습니다. 기차를 기다리던 승객들의 이야기, 철로 위를 달리던 시간의 조각들이 그대로 녹아 있죠. 벽에는 여행표를 연상시키는 안내판이, 창가에는 오래된 역 대합실을 닮은 나무 의자가 놓여 있습니다. 익산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금종제과는 지금의 도시 속에서 잊고 있던 감성을 되살려주는 빵집입니다.
금종제과가 특별한 이유는 단지 빵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곳은 옛 하나은행 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든 ‘익산 구도심 재생 공간’이기도 하죠. 시와 기업, 로컬 브랜드가 함께 만들어낸 공간이라 더 의미가 깊습니다. 1층은 제과, 2층은 다이닝, 3층은 익산 캐릭터 ‘마룡’ 굿즈와 팝업스토어로 운영되어, 단순한 카페를 넘어 지역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낡은 건물이 다시 살아난 덕분에, 익산의 오래된 골목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죠.
기차 안에서 먹던 추억의 빵 금종제과에서
이곳의 진짜 주인공은 단연 ‘빵’입니다. 매일 아침 50여 종의 메뉴가 구워지며, 익산 전역에 퍼지는 버터 향이 하루의 시작을 알립니다. 인절미롤, 사라다빵, 에그감자고로케처럼 ‘그 시절 기차 안에서 먹던 간식들’을 현대적인 레시피로 재해석해 선보이죠. 그 위에 올려진 와르르보름케이크(딸기·귤)는 금종제과의 시그니처. 폭신한 시트와 부드러운 크림, 제철 과일이 어우러져 “기차 타기 전, 꼭 한 조각 더”를 부르는 맛입니다. 바닐라라떼와 우유를 곁들이면 그 시절 역전 간이식당의 감성까지 완성됩니다.
달콤한 향을 따라, 익산의 오후로
3층 창가에 앉아 있으면 유리창 너머로 익산의 오래된 거리 풍경이 펼쳐집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커피 향이 겹쳐지며, 마치 여행의 중간역에 도착한 기분이죠. 매장은 넓고 쾌적하며, 곳곳에 놓인 철제 장식과 기차 테마 소품이 공간의 감도를 완성합니다. 여행객이든, 익산의 주민이든 모두에게 ‘하루를 쉬어갈 이유’를 만들어주는 제과점. 금종제과는 익산의 시간을 구워내는, 달콤한 역사서 같은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