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과 커피가 만나는 순간
행궁동 골목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오래된 기와 지붕 사이로 유리창에 반사된 햇살이 눈길을 붙잡는다. 그 빛을 따라 들어서면 한결 다른 공기를 품은 공간이 있다. 바로 도슨트커피하우스. 이름부터 ‘예술을 해설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지닌 이곳은, 커피와 예술이 같은 호흡으로 공존하는 갤러리형 카페다. 문을 열자마자 들려오는 재즈 음악, 은은하게 번지는 원두 향, 그리고 벽면을 가득 채운 캔버스와 LP판, 수공예 오브제들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조화가 인상적이다.
이곳에서는 한 잔의 커피도 작품처럼 진지하게 다뤄진다. 작가가 붓을 드는 마음으로 원두를 고르고, 그날의 공기와 어울리는 향을 추출한다. 커피를 마시는 순간마저 하나의 ‘전시’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그래서 도슨트커피하우스의 방문은 단순한 카페 시간이 아니라, ‘감각을 감상하는 시간’에 더 가깝다. 햇살이 통창을 타고 흘러내리는 오후, 행궁동의 골목 풍경이 창가에 머무는 그 장면 자체가 이미 한 폭의 그림이 된다.
흔하지 않은 디저트, 잊히지 않는 한 모금
도슨트커피하우스의 디저트는 행궁동 어디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다. 라즈베리 브라우니, 테린느, 아이스크림 등 이색적인 구성은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특별하게’라는 기분을 만들어준다. 커피는 산미가 적고 묵직한 바디감을 지닌 원두를 사용해, 커피를 잘 모르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달콤한 디저트와 구수한 커피의 조합은 데이트는 물론 친구와의 약속, 가족과의 모임에도 어울린다. 베버리지나 티 종류도 다양해, 누구나 취향대로 한 잔을 고를 수 있다. 창가 자리에 앉아 통창 너머로 쏟아지는 빛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은 그 자체로 그림 한 장면 같다.
예술로 찍고, 햇살로 기억하다
도슨트커피하우스의 매력은 사진으로도 다 담기지 않는다. 카페 곳곳에 배치된 거울 포토존은 햇살이 스며드는 방향을 계산한 듯, 어떤 각도에서도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 한쪽 면 전체가 통창으로 이루어진 구조 덕분에 실내는 늘 밝고 시원하며, 날씨 좋은 날엔 자연광이 배경이 된다. 소파, 벽면 의자, 스툴 등 좌석의 높낮이와 질감이 다양해 원하는 분위기를 선택할 수도 있다. 또 이곳은 ‘YES 키즈존’으로 아이와 함께 방문하기에도 부담 없다. 봄·여름·가을엔 반려견과 함께 야외 테라스에서 산책 후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도 있다. 예술과 일상, 휴식이 자연스럽게 섞인 이 공간은 하루의 속도를 잠시 멈추게 하는 힘을 지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