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틀포레스트 같은 하루
제주 바람이 부는 작은 마을 골목을 따라 들어서면, 한 채의 집이 다정하게 서 있습니다. 오래된 구옥의 뼈대를 남긴 채 새 옷을 입은 공간, 이름처럼 ‘기억한담’이라 불리는 이 집은 여행자의 발걸음을 천천히 붙잡습니다. 낮에는 마당의 햇살과 툇마루가 주는 포근함 속에서 소박한 쉼을 누릴 수 있고, 밤이 되면 은은한 불빛과 자쿠지가 풍경을 바꾸어 놓습니다. 영화 속 한 장면처럼 하루가 다르게 흘러가지만, 그 안에 남는 감정은 오래도록 이어집니다.
단 한 팀만 누리는 온전한 공간
이곳은 오직 한 팀만이 머무는 독채 스테이입니다. 자쿠지에 앉아 차가운 바람과 따뜻한 물의 대비를 즐기다 보면, 시간이 멈춘 듯한 기분이 찾아옵니다. 옆에 마련된 화로에 장작이 타들어가면, 여행자는 어느새 불꽃을 따라 시선을 빼앗기곤 하죠. 투숙객들은 종종 이곳에서 군고구마냐, 마시멜로우냐를 두고 웃음 섞인 토론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바람 냄새와 불빛이 어우러진 순간 속에서, 사소한 대화마저 소중한 추억이 되는 집. 바로 그런 경험이 기억한담이 주는 특별함입니다.
마음을 붙잡는 작은 디테일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툇마루와 부엌, 아늑한 침실, 빔프로젝터 방이 이어집니다. 테이블 위의 책, 주방의 식기, 벽에 걸린 작은 장식 하나까지도 세심히 채워져 있어 머무는 이들에게 온기를 전합니다. 저녁이면 부엌에서 딱새우를 삶아내는 냄새가 공간을 가득 채우고, 침실에선 조명 아래에서 남긴 사진들이 하루의 끝을 기록합니다. 혹은 방명록 속 낯선 이들의 흔적을 읽으며 자신만의 한 줄을 적어 내려가는 것도 이 집이 주는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누군가의 기억에 이어 내 기억이 더해지고, 그렇게 이 공간의 이름은 비로소 완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