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구부터 시작되는 복고의 무드
쌍곰다방은 선재도의 여행길 한가운데, 마치 시간을 비껴온 듯 자리 잡고 있다. 건물 2층으로 올라서는 순간부터 시선은 자연스레 멈춘다. 입구에 세워진 오래된 공중전화 부스와 교보문고식 장식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진 풍경을 고스란히 불러낸다. 벽을 채운 포스터와 옛 간판, 사랑방처럼 꾸며진 포토존은 그 시절을 살았던 세대에게는 “아, 이거 봤었지”라는 탄성을 자아내고,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놀이터가 된다.
특히 교복 무료체험은 단골 손님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포인트다. 복고풍 배경 앞에서 교복 차림으로 찍은 사진은 단순한 놀이를 넘어, 그 자체로 작은 ‘타임슬립’의 증거가 된다. 뉴트로(new+retro)의 진수를 보여주는 이곳은, 세대를 아우르는 감각으로 단숨에 사람들을 80~90년대 시절로 이끌어간다.
추억의 메뉴, 추억의 맛
공간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쌍곰다방이지만, 메뉴 또한 그 시대의 정서를 정직하게 담아낸다. 가장 대표적인 건 ‘옛날팥빙수’다. 눈처럼 부드럽게 갈린 얼음 대신 투박하게 갈린 얼음 위에 풍성한 토핑이 얹혀 나오는데, 입안 가득 차오르는 시원한 단맛과 함께 어린 시절 여름방학이 떠오른다. 함께 주문한 절편구이는 바삭하게 구워져 속에 들어 있는 고구마·팥앙금이 고소하게 퍼진다.
화려한 디저트보다 정겨운 간식 같아 가족과 함께 먹기에도 부담이 없다. 메뉴를 즐기는 동안 흘러나오는 90년대 가요는 몰입감을 더해주고, 영수증 리뷰 이벤트로 불량식품을 선물하는 소소한 재미까지 더해진다. 이곳에서의 식사와 음료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가 아니라, 그 시절 소리를 곁들여 입으로 추억을 음미하는 경험이다.
소품이 전하는 세대의 기억들
쌍곰다방의 진정한 매력은 소품에서 완성된다. 벽에 걸린 오래된 표어, 손때 묻은 악보집, 생활의 흔적이 가득한 잡화들은 단순한 장식품을 넘어 이야기를 건넨다. 누군가는 학창 시절 노트 속에 끼워두던 악보를 떠올리고, 누군가는 생소한 표어를 보며 세대 차이를 실감한다. 그래서 이 공간은 자연스레 ‘세대의 대화’가 오가는 장소가 된다.
다만 다양한 소품들이 전시된 특성상 아이나 반려동물의 출입은 제한된다. 대신 차분히 머무를 수 있는 분위기 덕분에, 부모님과 함께 추억을 소환하거나 연인과 함께 ‘시간여행’을 체험하기에 제격이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카페를 넘어, 소품 하나하나가 기억을 되살리고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이곳은 선재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정거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