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사이로 쏟아지는 이국적인 물줄기
울진 온정면 깊숙한 숲속, ‘내광품교’를 건너면 갑자기 시야가 확 열리며 광품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폭포수가 떨어지는 바위는 은은한 핑크빛을 띠고, 그 아래 깊게 고인 물은 에메랄드빛으로 반짝인다. 빛이 비칠 때마다 바닥까지 훤히 보이는 맑은 물 속에는 미세한 물결과 함께 작은 물고기들이 유유히 헤엄친다. 주변을 감싸는 나무들은 폭포를 향해 가지를 드리우고, 그 그늘 속에서 물소리와 바람소리가 교차하며 여름 한가운데서도 서늘한 공기를 만들어낸다. 폭포 앞에 서면 피부에 닿는 물보라가 기분 좋은 냉기를 전해주고, 잠시나마 한여름의 열기를 잊게 한다.
깊고 얕음이 공존하는 물놀이 명소
광품폭포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깊고 얕은 물이 공존한다는 점이다. 폭포 바로 아래 깊은 소는 최대 수심 4m를 넘어 숙련된 수영객들에게는 짜릿한 다이빙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안전을 위해 구명조끼 착용은 필수이며, 무모한 행동은 금물이다. 반대로 계곡 옆으로는 얕은 물길이 길게 이어져 있어 발목을 담그고 걷거나, 아이들과 물장구를 치기에도 제격이다. 바위 위에 앉아 발을 담그면 계곡물이 발끝부터 시원하게 퍼져 온몸의 열기를 식혀준다. 물놀이를 즐기는 이들 옆으로는 그늘 아래 타프와 캠핑 장비를 세운 여행객들이 휴식을 취하며, 간단한 도시락이나 시원한 음료를 꺼내 자연 속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낸다.
짧지만 설레는 접근, 그리고 여유
광품폭포는 주차장에서 폭포까지 도보로 단 3분 남짓. 도로변에 주차하면 1분이면 닿을 만큼 가까워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 주차장에는 화장실이 있어 편리하고, 취사도 가능하지만 환경을 위해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가야 한다. 폭포 주변은 그늘이 많지 않아 한여름에는 오후 늦게 방문하는 것이 좋고, 이른 아침에는 사람 손길이 닿지 않은 고요한 물소리와 청정한 공기를 만끽할 수 있다. 깊은 소와 얕은 물길이 나란히 이어지는 풍경은, 여유롭게 앉아있기만 해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한다. 울진의 여름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광품폭포의 물빛과 바위, 숲이 만드는 장면 속에 잠시 몸을 맡겨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