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머무는 시간, 위이라는 이름의 느긋함
제주의 어느 오후, 나무 그늘 아래 햇살이 부서지고, 바람은 산방산 너머로 흐릅니다. 위이는 그런 풍경 속에서 차분히 자리한 공간입니다. 와인의 ‘Wi’와 커피의 ‘ee’를 조합한 이름처럼, 위이는 향과 맛이 머무는 순간을 온전히 음미할 수 있는 곳이죠. 위이라는 단어를 한자로 풀면 ‘委蛇’, ‘침착하고 느긋한 모양’을 뜻한다고 해요. 그 의미처럼 이곳은 ‘숨 쉬는 공간(Breathing Room)’이라는 정체성을 담고, 제주라는 땅 위에서 여유로운 시간의 속도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브루잉 커피와 잔 와인 사이, 메뉴보다 깊은 경험
위이는 단순히 브런치 메뉴를 나열하는 카페가 아닙니다. 오히려 계절의 뉘앙스를 반영해 메뉴가 변화하고, 그때그때 다른 로스터리의 원두로 브루잉 커피를 선보입니다. 때론 서울 ‘아이덴티티커피’의 원두로, 때론 또 다른 감각으로. 시간이 조금 걸리는 브루잉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창밖의 산방산과 바다를 바라보며 숨 고르기를 할 수 있습니다. 기다림마저 하나의 경험이 되는 셈이죠. 와인도 마찬가지예요. 가볍게 잔으로, 혹은 브런치와 페어링하여 더욱 풍성하게.
재방문을 부르는 총체적인 경험 완성
“카페인 줄 알고 갔다가 식사를 하고 나왔다”는 리뷰가 여럿입니다. 브런치도, 와인도, 커피도 각각의 매력이 충분하지만, 이 공간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경험의 완성도’입니다. 익숙한 듯 특별한 메뉴 구성, 자연과 어우러진 공간감, 조용한 분위기와 감각적인 브랜딩까지. 무엇 하나 튀지 않고 조화롭게 어우러지기에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레 생깁니다. 요즘처럼 ‘맛’과 ‘분위기’, ‘포토존’과 ‘재방문’이 중요한 시대에, 위이는 그 기준을 균형 있게 만족시키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