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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확실한 멕시코 여행
징검다리 건너 마주한 멕시코 한 끼황리단길을 걷다 보면, 어느 순간 시선을 붙드는 풍경이 나타납니다. 선인장과 징검다리가 놓인 이국적인 입구, 문고리마저도 돌멩이로 만든 그곳. 사람들은 무심히 지나치다 이 앞에서 잠시 멈춰 사진을 찍고, 입구를 건너며 마치 짧은 비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을 느낍니다. 경주의 오래된 길 위에 멕시코의 정취를 풀어낸 이 공간, 엘라토는 단순히 맛있는 식당이 아닌 한 장면처럼 기억되는 장소입니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면 브라운 톤의 인테리어와 거친 텍스처의 식물들이 어우러져 안정감을 줍니다. 창가 자리에 앉으면 햇살이 들고, 테이블 위로 향신료의 향이 슬며시 번지죠. 어린아이는 징검다리를 건너며 웃고, 바 테이블에서는 친구들이 하이볼을 기울입니다. 모든 장면이 영화처럼 흘러갑니다. 엘라토는 그 자체로 경주에서 가장 따뜻하고 낯선 식탁입니다.오랜 시간 끓인 살사, 조미료 없이도 풍부한 맛엘라토의 요리는 겉보기보다 훨씬 정성스럽습니다. 하루 6시간 이상 저어 끓인 수제 살사를 기본으로, 고수를 빼고 조리한 담백한 멕시칸 요리를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선보입니다. 대표 메뉴인 파히타는 고기, 야채, 칠리소스, 치즈가 지글지글한 팬에 담겨 나와 화로 위에서 계속 따뜻함을 유지합니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새우까지 모두 들어 있어 각자의 취향대로 또띠아에 싸 먹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소스와 또띠아는 인원수에 따라 리필 가능하며, 채식주의자를 위한 메뉴도 갖추고 있어 각자의 식단을 존중하는 식사 자리가 가능합니다. 매운맛 조절, 유아용 식기, 고수 무제한 제공 등 디테일한 배려 역시 이곳의 매력. 특히 피코데가요, 치폴레, 살사로하 등 다채로운 소스를 곁들여 먹는 재미가 있어, 같은 재료로도 다른 맛을 느끼게 해줍니다. 겉보기에만 화려한 멕시칸이 아닌, 내실 있는 한 끼로 기억될 맛입니다.경주 여행의 휴식이 되는 다이닝엘라토는 단체 모임부터 혼밥까지 누구든 편히 들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아이와 함께여도, 반려동물이 있어도, 덜 맵게 요청해도 모두 환영받습니다. 직접 만든 열대과일 에이드와 아보카도 스무디, 그리고 멕시칸 스타일 칵테일까지 준비된 이곳은 낮에는 식사, 밤에는 다이닝 바처럼 분위기가 바뀌어 더욱 매력적입니다. 주차장이 따로 없지만 인근 공영주차장이 잘 마련되어 있고, 식사 후엔 황남고분군 산책이나 테라로사 카페 방문까지 이어지기 좋은 동선입니다. 황리단길의 감도, 여행자의 여유, 아이와 어른이 함께 즐기는 한 끼. 엘라토는 짧은 경주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되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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